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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땅덩어리가 좁아서 생기는 경쟁력도 있다. 우리 회사의 한국 고객 90%는 자동차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의 경쟁사들은 하루에 고객사를 두세 곳밖에 방문하지 못하는데, 우리는 대여섯 개 고객사를 하루에 방문할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 협력업체 간의 거리가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같은 회사 사람들조차도 서로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면 바로 그날 모여서 회의를 할 수 있지만, 땅덩어리가 큰 나라의 반도체 기업들은 얼굴 보고 회의하려면 몇 주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반도체 장비가 고장 나면 한국에서는 한밤중에도 장비 엔지니어가 달려와 문제를 해결하지만, 미국, 중국에서는 장비 엔지니어가 올 때까지 일주일 이상 장비를 세워두고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반도체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땅덩어리가 넓으니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도체 공장을 여러 곳에 나누어 짓고 있다. 이렇게 반도체 기업들이 지역별로 분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힘들고 반도체 생태계 구축도 쉽지 않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남부에 구축한 반도체 생태계를 중국에서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복잡계를 연구하는 학자인 제프리 웨스트가최근에 『스케일』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 따르면 도시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날 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필요한 도로, 전선, 가스관, 주유소 등 기반시설의 양은 세계 어디서나 공통적으로 85%만 증가한다. 독감 환자나 범죄 건수, 오염 같은 부정적 지표도 비슷하게 늘어나지만, 도시가 클수록 혁신적인 ‘사회적 자본’이 더 많이 창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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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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